나라의 어원 찾기 - 그리스편

그리스 Greece / 엘라다 공화국 Ελληνική Δημοκρατία

 

 

 

 

 

 

그리스Greece의 정확한 어원은 알려진 바가 없으며, 유래는 고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 그리스 지역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는지는 특정하기 힘들지만,

 

최소한 당시 이탈리아 지역보다 더 발전한 문명이 문화권을 이루고 살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육로보다 해로로 이동하는 게 훨씬 더 편리한 시절이었던 만큼,

 

바다 건너에 식민지나 공동체를 만드는 일도 그다지 드물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도 그리스계 문화를 공유하는 생활권이 존재했습니다.

 

 

 

 

 

 

이탈리아 중부 지역의 고대 로마는

 

이탈리아 남부의 그리스계 도시를 그라이키아Graecia라고 불렀습니다.

 

그 뜻이나 어원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고대 로마가 점차 성장하면서

 

그동안 불러왔던 그라이키아의 문화적 뿌리가

 

바다 건너 반도 지역에 있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현 그리스 지역도 그라이키아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후 로마의 영역이 폭발적으로 확장하여 지중해 전역을 장악할 정도에 이르면서

 

그라이키아라는 호칭도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같은 로망스어 권역은 물론 이웃한 게르만어 권역에서도

 

그라이키아를 현지 언어에 맞게 변형하여 사용할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그리스라는 명칭부터가

 

그라이키아를 로망스어군에서 차용한 영어식 명칭입니다.

 

 

 

 

헬라스 : 그라이키아? 그건 또 누군데?

 

 

한편, 바깥에서 본인들을 그라이키아라고 부르거나 말거나

 

그리스 지역 사람들은 본인들을 헬라스Ἑλλάς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대홍수의 생존자이자 신화적 시조인 헬렌Έλλην의 자손들이라는 의미였죠.

 

 

 

 

헬라스라는 명칭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 기간을 거치면서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리스어의 시대적 변화가 발음을 조금씩 바꾸긴 했으나 

 

그 기본 형태(헬라스/엘라스)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현 그리스의 공식 국명도 그리스 공화국이 아니라 엘라다 공화국입니다.

 

 

 

 

 

 

성경에서 이따금 보이는 희랍希臘이라는 단어도 헬라스에서 유래했습니다.

 

19세기 조선에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한자 성경이 청나라로부터 도입되는데,

 

바로 이 성경에 희랍이라는 명칭이 쓰인 것이죠.

 

 

 

 

 

 

또한, 마케도니아 왕국 이후 등장한

 

헬레니즘 문화 등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헬레니즘이라는 단어 또한

 

헬라스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국가의 이름만 동시에 두 개가 있는 상황에서,

 

19세기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주권을 찾는 과정이 시작되면서 

 

그리스와 헬라스가 뚜렷한 기준 없이 혼용되기 시작합니다.

 

 

 

 

 

 

 

1821년 알렉산드로스 입실란티스Αλέξανδρος Υψηλάντης의 지휘 하에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할 때만 해도

 

온전한 국가의 형태를 갖추기 전이었기에 그리스 임시 정부로 불린 바 있습니다.

 

 

 

 

이후 1830년 온전히 독립을 하면서 엘라스국이라는 호칭을 달기도 합니다.

 

아주 잠깐.

 

 

 

 

 

 

서구 열강이 만들어준 그리스 왕의 출신 가문은? 다름아닌 합스부르크 가문이다.

 

 

 

 

 

이후에도 그리스 내부의 왕당파와 공화파의 주도권 다툼 속에서

 

국가의 명칭은 그리스 왕국이 되었다가

 

다시 엘라다 공화국이 되었다가를 반복했습니다.

 

 

 

 

 

 

 

독재의 끝은 대체로 비슷하다.

 

 

 

1967년 예오르요스 파파도풀로스Γεώργιος Παπαδόπουλος가

 

왕당파를 몰아내고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고,

 

7년 간의 군부 독재 끝에 1973년 그리스가 민주화를 이룩하면서

 

더 이상의 국가 명칭 변경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엘라디 제3공화국으로 완전히 자리잡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그런 거 모르겠고 그리스라고 부르고 있긴 합니다.

나라의 어원 찾기 07 - 그리스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