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별별 소송 비화 -2부-

#여장 남자 논란

이천 대교의 공격수 박은선은 W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입니다. 그녀는 서울 시청 아마조네스 소속이던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2경기에서 19골을 넣으며 ‘억’소리 나는 활약을 펼쳤는데요.


2013년 11월 5일 그녀의 이름이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습니다. 이유는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이 내년 WK리그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고 한국여자축구연맹 측에 통보한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박은선을 계속 출전시킬 경우 리그 참여를 거부하며, 성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리그 경기를 보이콧하겠다는 게 이들 구단의 입장이었죠. 키 180㎝, 몸무게 76㎏으로 남자 못지않은 월등한 피지컬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인해 "박은선은 남자가 아닐까?"란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입니다.


이에 박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3년 FIFA 여자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등 국제대회에 나갈 때 이미 수차례 검사를 받고 그 당시에도 수치심을 느꼈던 일이고 하늘에 계신 아빠와 가족들 심정이 어떨지는 생각해봤냐며 분노와 참담함을 털어놓았습니다. 이어서 "예전 같으면 '안 하면 되지'하고 욕하고 말겠지만 어떻게 만든 제 자신인데... 얼마나 노력해서 얻은 건데 더이상 포기 안 하렵니다.”라며 결의에 찬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박은선의 소속팀이던 서울 시청의 서정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건 음모다. (박은선이) 방황하다가 이제야 운동하기 시작했는데, 기량이 올라서고 성적도 나오니까 그런 것이다" 이어서 “어른들의 이기주의와 욕심으로 선수가 상처를 받았다. 박은선 선수는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고 다시는 이런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이어서 서 감독은" 박은선이 걱정돼 통화를 계속 하고 있다"며 "그래도 박은선이 과거보다 많이 성숙해지고 이런 얘기에 대해 면역성도 생긴 것 같다"고 박은선의 상태를 전했습니다.


보이콧은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됐습니다. 그녀의 소속팀 서울시청이 고소까지 고려하며 단호하게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2월 이 사건에 대해 성희롱으로 결론을 내렸고, 한국여자축구연맹 측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6개 구단의 감독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해 5월 중순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축구협회는 감독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박은선 선수에게 이번 사건은 처음 겪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 중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상루이화는 박은선 선수에 대해 "박은선이 2010년 AFC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하면 아시아 축구 연맹에 성별 확인을 요청할 것이다. 박은선의 복귀 소식을 듣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만일 진짜로 남자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불공정한 것"이라고 했으나, 박은선이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아 일단락된 바 있습니다.

이어서 A매치에만 220차례 출전한 중국의 베테랑 선수 리제 역시 "박은선의 목소리는 너무 저음"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었습니다.


한편 지난 2004년에 박은선은 아테네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한 차례 성별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한 의무 규정은 아니었지만, 축구계의 문제 제기로 검사가 이뤄졌던 것이죠. 검사 결과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이 정상치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박은선 선수는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2005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에도 줄곧 여자 무대에서 뛰어 왔습니다.

2003년 아시아 여자선수권과 미국 여자 월드컵,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대회 등에서도 여자 대표팀 소속으로 뛴 바 있습니다.


#포시의 원조는 나야나!

영국에서 바보같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스파이스 걸스의 빅토리아 베컴이 축구팀 피터버러 유나이티드를 고소한 사건입니다. 빅토리아 베컴은 포시(posh)라는 자신의 별명을 피터버러에서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석하게도, 피터버러는 1930년부터 포시라고 불려왔던 팀이었습니다. 빅토리아 씨, 다음부터 별명 가지고 고소할 때는 먼저 전문가와 상담하길 추천드려요!


#가게 이름 바꾸는 게 어때?

아스널은 스페인 세비야의 한 모자가게와 소송전을 치렀습니다. 단지 가게 이름 ‘아르세날레(Arsenale)’가 구단 이름 아스널(Arsenal)과 비슷해서, 보통 사람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국를 말씀드리자면 아스널은 승소했습니다. 모자가게는 가게 이름을 바꿔야 했구요.


#내 폰에 도청장치

구단의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규정을 어기는지 아닌지 감시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네요.

크리스티안 비에리는 인터 밀란에서 뛰던 시절 구단으로부터 도를 넘는 감시를 당했다고 합니다.


2006년 9월 이탈리아의 최대 통신사이자 당시 인터 밀란의 대주주였던 텔레콤 이탈리아는 수백건의 도청을 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이탈리아 정계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인터 밀란의 소유주 마시모 모라티는 2002년 텔레콤 이탈리아를 통해 마시모 데 산티스 주심을 비롯해 당시 인터 밀란에서 활약하던 크리스티안 비에리까지 도청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이 인 것이죠.


데 산티스는 "내가 모라티의 이런 행동을 처음 알았을 때 역겨웠다"며 인터 밀란을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인터 밀란은 나를 왜 추척한 것인가? 아마도 인터 밀란이 나를 협박하길 원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라티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통해 "인터 밀란은 이번 일과 관계가 없는데 데 산티스가 그런 말을 하다니 건방지다"며 "나는 이번 일에 걱정하지 않을 뿐더러 어느 누구도 추적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도청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인 비에리는 2005년 10월 5일 <스트리시아 라 노티지아> 뉴스의 <타피로 도로> 코너를 통해 인터 밀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털어놓았습니다.


비에리는 먼저 "모라티의 도청? 나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운을 뗀뒤 "나는 매우 실망했고 모라티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고 싶다"면서 "우리는 좋은 관계였던 만큼 이런 행동은 생각치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마도 내가 6년간 활약하면서 133골을 넣은게 인터 밀란의 신뢰를 얻는데 충분치 않았던 것 같다"며 인터 밀란에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비에리의 변호인 다닐로 부온지오르노는 "비에리는 이번 건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다"며 "그의 사생활이 계속 침해된 만큼 그는 반박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비에리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인터 밀란과 모라티를 고소할 것을 고려 중이라는 뜻이었죠.


부온지오르노는 "비에리는 배신감을 느꼈지만 복수를 하려는 건 아니다"고 강조한뒤 "그는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에리는 자신의 소속팀이었던 인터 밀란을 상대로 8M 유로(한화로 약 104억 원), 텔레콤 이탈리아 사에 11M 유로(한화로 약 144억 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로부터 2012년, 비에리는 마침내 소송에서 승리했습니다. 인터밀란은 비에리의 휴대폰을 도청했을 뿐만 아니라 탐정을 고용해 그를 뒷조사한 사실을 인정했죠. 이후 인터밀란의 관계자는 “비에리가 내부 규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조사한 것이었다.”라는 되도 않는 변명을 늘어놨다고 하네요.

 

#풍차로 된 집을 짓고 싶어

2012년 게리 네빌은 텔레토비 만화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완벽한 풍력 발전용 터빈을 갖춘 친환경 집을 건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네빌의 이웃들은 터빈 소음을 이유로 건축을 반대했죠. 몇 차례 법적인 논의가 이뤄진 뒤에야 볼턴 지방 의회는 네빌의 새로운 집 건축을 승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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