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위대한 문화유산, 백제금동대향로 -8부-
- 역사
- 2017. 8. 19. 11:15
악어
백제금동대향로의 중간단(中間段) 연꽃잎에 표현되어 있는 짐승입니다. 네 다리가 달린 이 짐승은 긴 몸통과 꼬리, 크고 넓은 머리, 가늘고 긴 주둥이를 하고 있어 악어의 특징과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또한 등의 척추를 중심으로 꼬리까지 양쪽으로 대칭되게 표현한 짧은 사선문(斜線文)은 마치 악어의 머리에서 꼬리 끝까지 이어지는 단단한 비늘판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주둥이의 모습으로 그 끝이 가로로 돌출된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물에 주둥이를 담그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고기를 삼키는 짐승
네 다리를 가진 짐승으로 백제금동대향로의 상단(上段) 연꽃잎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 몸체의 연꽃잎에 표현된 동물이나 사람은 대부분 연꽃잎 중앙부에 위치하나, 이 짐승은 연꽃잎의 오른쪽 가장자리 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방금 물 속에서 먹이를 잡아 물가로 나온 것처럼 먹이를 물고 걸어가는 모습이 사실적입니다. 짐승의 입에 삼키고 있는 먹이는 물고기로 추정되며, 꼬리지느러미와 일부 몸체가 확인됩니다.
황새
긴 다리와 목, 뾰족하게 돌출된 부리, 옆으로 길게 펼쳐지는 날개를 하고 있어 황새로 보입니다. 백제금동대향로 몸체의 상단(上段) 연꽃잎 사이에 5마리, 상단 연꽃잎에 1마리 등 모두 6마리의 황새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상단의 연꽃잎 사이에는 먹이를 물고 있거나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모습, 높은 곳으로 비상(飛翔)하는 모습이, 상단의 연꽃잎에는 두 다리를 곧게 펴고 힘차게 날갯짓하며 날아가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물고기
백제금동대향로 몸체에는 두 종류의 물고기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상단 연꽃잎 사이에 있는 두 마리는 같은 종류의 물고기로 머리와 몸통이 꼬리에 비해 큰 편이며, 꼬리지느러미만 표현되어 있습니다. 상단 연꽃잎에 묘사된 물고기는 몸통에 있는 지느러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묘사되어 있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쌍지느러미의 특성과는 거리가 멀어 지느러미를 표현했다기 보다 날개를 표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날개 달린 물고기인 비어(飛魚)는 『산해경(山海經)』중산경(中山經)과 고구려 벽화고분인 안악 1호분, 덕흥리벽화분, 강서대묘 등에 등장합니다.
<덕흥리 벽화분에 표현된 비어의 모습>
<강서대묘에 표현된 비어의 모습>
<안악 1호분에 표현된 비어의 모습>
<산해경에 표현된 비어의 모습>
하지만 『산해경(山海經)』의 비어는 그 형태가 조금 다르며, 고구려 고분벽화의 비어는 물속이 아닌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용
이 향로에 보이는 또 하나의 전체적인 구성원리는 음양의 체계를 이루어 아래로부터 음(陰)의 대표격인 용을 등장시키고, 그 위 몸체에는 연꽃과 수중의 생물이거나 또는 물가와 관련된 동물, 뚜껑인 지상(地上)계에는 산악과 짐승 및 신선 그리고 천상계인 정상(頂上)에는 봉황과 원앙을 배치하였는데 봉황은 양(陽)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이처럼 향로에 용을 대좌로 삼는 예는 중국의 한대부터 나타나며, 향로에 연화화생을 표현한 예는 중국의 남북조시대 400년경부터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대의 향로는 용의 표현이 미약하고 연화화생과 관련된 표현도 없으며, 남북조시대에서도 이같이 고도로 고안된 연화화생의 표현이나 봉래산에 전개되는 다양한 인물, 동물 등의 묘사는 찾아 보기 힘듭니다. 또한 향로에서 용이 실제로 역동적인 용트림하는 모습의 작품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찾아 보기 힘듭니다.
이 향로에는 음양의 체계 또는 인도의 전통적인 사고와 관련된 또 다른 연화화생 관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힌두(Hindu) 설화에서는 물이 곧 생장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생장의 근원인 물은 수중세계를 대표로 하는 동물인 용을 통하여 자연계에서와 같이 물속에서 물위로 연꽃을 피워 올립니다. 그런데 이 연꽃은 신비의 광명과 탄생을 담은 연꽃입니다. 결국 용은 연꽃으로 화생한 것입니다. 이 향로의 연화화생은 대좌인 용, 몸체인 산, 정상의 봉황에 이르기 까지 전체에 걸쳐 가득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여 박물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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