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위대한 문화유산, 백제금동대향로 -6부-

<백제금동대향로>


긴꼬리새

백제금동대향로 뚜껑 아래쪽에 위치한 긴꼬리새이며, 머리에 외뿔이 있는 새와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 새는 주둥이가 뾰족하게 돌출되었고, 꼬리가 새의 몸 높이만큼이나 길게 위로 치켜 세워져 있습니다.


긴부리새

백제금동대향로의 뚜껑 제일 아래쪽에 위치한 긴부리새입니다. 이 새는 부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길어 새의 몸에 코끼리 코가 붙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 새의 부리는 그 오른쪽에 있는 코끼리의 코보다도 더 길고 크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매우 과장되게 부리를 표현한 점으로 보아 상상의 새를 표현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외뿔새

백제금동대향로 뚜껑 아래쪽에 위치한 외뿔새로 긴꼬리새와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 새는 날개를 접고 서 있으며, 두 다리에는 발가락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새의 머리 가운데에는 위로 올라가다 앞쪽으로 휘어진 뿔 하나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외뿔은 평화의 도래를 상징하는 기린(麒麟)의 예로 보아 신수(神獸)를 표현하는 한 요소로 해석됩니다. 외뿔은 무령왕릉(武寧王陵)의 진묘수(鎭墓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외뿔새 역시 상상 속의 신조(神鳥)를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뚜껑 아랫부분에 주로 표현된 새들로, 조그마하게 묘사된 것이 특징입니다. 몸체의 3곳에 4마리의 새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들 중 날아가는 모습의 두 마리는 그 생김새나 짝을 지어 표현된 것으로 보아 원앙(鴛鴦)으로 생각됩니다. 

상단(上段) 연꽃잎 사이에 위치한 2마리의 새와 상단 연꽃잎에 있는 1마리의 새는 날고 있습니다. 나머지 1마리의 새는 몸체 중간단 연꽃잎에 내려앉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짧은 꼬리와 발의 물갈퀴로 보아 수상생활(水上生活)을 하는 새의 한 종류로 생각됩니다.


포수

포수(鋪首)는 북쪽으로부터 들어오는 악귀를 막기 위한 것으로 호랑이[虎], 교룡[뿔이 없고 비늘이 있는 용], 거북이[龜], 뱀[蛇] 등이 둥근 고리를 물고 있는 형상입니다. 금포(金鋪), 동여(銅?), 수환(獸環), 동포(銅鋪)라고도 하며 한대(韓代) 화상석(畵像石)에서는 포수가 고리[環]을 물고 있는 위쪽에 사신(四神)의 하나를 배치하여 주작(朱雀)이나 백호(白虎)를 나타낸 예가 많이 보입니다.


또한 한대(漢代) 청동용기에 손잡이로 배치된 경우도 많습니다. 춘추(春秋) 전국(戰國)시대부터 시작되어 그 후 남북조(南北朝) 및 수당(隋唐)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계속되었는데 그 기원에 대해서는 은주청동기(殷周靑銅器)에 조각되어 있는 것의 변형으로 보기도 합니다.


백제금동대향로에는 봉황의 꼬리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어 봉황을 중심으로 보면 뒷부분 가운데에 포수가 위치한 셈입니다. 원영의 고리는 생략된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박산향로에 포수형 장식이 조각된 예는 중국에서도 매우 드문 예로 생각됩니다. 이 포수는 머리 윗부분에 작은 산형(山形)들이 표현된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도형은 6세기 이후에 나타난 수법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포수는 아래로 향한 얼굴에 우각형의 뿔이 나 있고, 뿔 사이에는 산모양의 장식이 있으며, 양 옆에는 갈기와 손을 동그스름하게 처리하였고, 뒤에는 마름모꼴의 꼬리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식물

백제금동대향로 뚜껑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 식물은 은행잎이나 연꽃잎 모양으로 생긴 것으로 34곳에서 확인됩니다. 이중 나뭇가지 끝에 잎이 달린 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나의 줄기에 하나의 잎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식물의 대부분은 줄기 아래쪽의 오른쪽이나 왼쪽에 가시처럼 뾰족한 것이 돌출되어 있는데 이를 연화화생(蓮華化生)의 표현으로 파악하기도 합니다.


바위

바위는 백제금동대향로의 산봉우리와 그 사이사이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바위는 마치 진경산수(眞景山水)의 바위처럼 2개에서 4개를 서로 중첩되게 표현하였는데 깎아지른 듯 위로 불쑥 솟아 오르게 하거나 바위의 끝이 앞으로 휘어지게 하여 바위의 험준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 바위는 백제금동대향로 뚜껑 전체에 걸쳐 모두 20곳에서 확인되는데, 사람이나 동물이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주변경관과 조화되어 단독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바위 표현은 산악도(山岳圖)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여 외리 출토 무늬벽돌(文樣塼)에도 이러한 바위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박산문

박산문(博山文)은 박산을 장식문양화한 것으로 길상(吉祥: 운수가 좋을 조짐), 서상(瑞祥: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등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박산문은 고구려 고분벽화인 안악 1호분에도 보이는데 여기에 표현된 박산문은 대개 평평한 공간에 위로 솟은 모습입니다.


그에 반하여 백제금동대향로의 박산문은 윤곽을 생동감 넘치는 화염문으로 표현하였으며, 이는 뚜껑의 산으로 화생되는 중간단계의 산이라고 봅니다. 이는 당초문(줄기, 덩굴, 잎이 얽히고설킨 식물문양)과 산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박산문의 윤곽을 이루는 화염문은 산으로 화생되고 있는 기운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박산문의 윤곽을 이루는 화염문은 뾰족뾰족한 처리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는 향로의 능선 중의 하나인 인면조신(人面鳥身)의 머리쪽 능선과도 비슷합니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박산문은 정면을 향한 봉황을 중심으로 그 양쪽으로 각 2개씩 모두 4개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정면을 향한 봉황에 가까운 것은 크게, 그 바깥쪽의 것은 조금 작게 표현하였습니다.


연꽃잎

백제금동대향로 노신(爐身)의 표면은 연꽃표현으로 감싸져 있습니다. 각 단 8잎씩 3단의 연꽃잎이 끝이 반전된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연꽃으로 몸통을 두른 것은 연화화생(蓮華化生)의 표현으로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 불교에서 말하는 청정과 광명이 충만되어 있는 이상적인 불국토)라고 하는 이상적 세계의 전개를 표현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제금동향로의 용(龍)받침은 향수해(香水海: 수미산[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상상의 산]을 둘러싸고 있는 여덟 바다 가운데 맨 바깥쪽의 바다만 짠물이고 나머지 일곱 바다는 민물이라고 하는데, 그 일곱 바다를 말함.)를 상징하고 연꽃의 몸통부분은 연화장세계의 대연화(大蓮花)에 해당된다고 볼 때 연꽃에 전개되는 이상적인 세계는 향로의 몸통 위의 뚜껑 부분에서 조형화하게 됩니다.


각 연꽃잎 속마다, 그리고 연꽃잎과 연꽃잎 사이에 각양 각색의 동물과 인물의 부조상이 배치되어 있는 바, 그 의미를 학자에 따라 고대의 신화적 세계관으로 이해하거나, 수중동물로 해석하거나, 또는 연화화생의 원리로 해석하는 등 여러 주장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화화생이란 연꽃 속에서 화생(化生) 즉 성서로운 조화로서 태어난다는 의미로, 연꽃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은 백제뿐만 아니라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연꽃과 연화당초문(蓮華唐草紋: 중앙에 연꽃이 있고 그 주변에 당초문을 가득 배치한 형태)ㆍ보주문(寶珠文: 머리가 뾰족하고 둥근 형태의 문양)ㆍ화염문(火焰文) 등은 화생에 있어서 상호간에 동격 내지는 호환을 이루고 있습니다.


본래 연(蓮)은 물 속 땅에 뿌리를 박고 물 위에 잎과 꽃을 피우는 속성을 지닙니다. 그런데 이 향로의 연꽃은 물 속에서 바로 나온 것이 아니라 대좌인 용과 연결되어 있으니 용이 물밑인 땅과 물 위의 박산(博山) 사이를 연결ㆍ지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용을 자세히 보면 그 입과 연꽃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바로 용이 토해낸 기운(氣運)을 나타내는 도상입니다.


용의 입에서 화생된 연꽃은 몸체에서 보듯 만개한 연꽃입니다. 이렇게 만개한 연꽃은 뚜껑에서는 산으로 변하였습니다.


이 산은 신선세계의 중심인 산 특히 박산향로에서의 박산입니다. 즉, 이 박산은 연꽃에 의하여 화생된 것입니다. 이러한 연화화생 도상은 중국 남북조시대 및 수당대의 연꽃모양으로 된 박산향로에서도 쉽게 확인됩니다. 다만 중국 박산향로에서는 용에서 비롯되는 연화화생 도상이 발견된 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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