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위대한 문화유산, 백제금동대향로 -7부-

<백제금동대향로>


당초문(줄기, 덩굴, 잎이 얽히고설킨 식물문양)

백제금동향로의 동체에는 대체로 동물문계통이라고 보는 운룡문계당초문(雲龍文系唐草紋) 또는 운기문계당초문(雲氣文系唐草紋)이라고 불리는 당초문(唐草紋)이 유려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몸체의 상부와 뚜껑의 하부에는 같은 모양의 당초문을 띠 형태로 둘러놓아 뚜껑을 닫았을 때 2중 문양을 이루어 섬세하고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으며, 당초문이 아래의 연화화생의 세계와 위의 신선세계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당초문은 특히 용의 입에서 피어난 기운 즉, 기(氣)의 표현으로서 식물문의 대표주자인 연꽃이 화생되어 중심을 이루는 부분이 되었지만 한편 이처럼 동물문 계통의 당초문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법륭사(法隆寺) 대보장전(大寶藏殿) 소장 아스카 시대 무자명(戊子銘: 628년) 금동일광삼존불(金銅一光三尊佛)의 광배(光背: 불상의 머리나 몸체 뒤쪽에 있는 원형 또는 배 모양의 장식물)에도 백제금동대향로의 당초문과 거의 유사한 모습으로, 더구나 용 2마리가 토해내는 형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무자명광배의 당초문도 용의 입에서 화생된 문양인 것입니다. 이 무자명광배(戊子銘光背)는 백제의 영향을 깊게 받아 성립되어 백제 광배와 양식이나 연대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광배를 통하여 백제금동향로의 제작연대를 7세기 전반으로 설정할 수 있는 좋은 근거자료가 되는 셈입니다.


사람

삼단(三段)으로 표현된 백제금동대향로 몸체의 연꽃잎 상단(上段)과 그 아랫단에서 2명의 사람이 확인됩니다. 한 사람은 무예(武藝)를 하듯 역동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달리는 동물을 타고 있는데 두 사람 모두 머리에는 둥글고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관(冠)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무예를 하듯 역동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는 인물은 왼쪽 팔은 펴고 왼쪽 다리는 구부리는 등 그 자세에서 힘과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이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보이는 수박희(手搏戱)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이러한 수박희는 무용총, 안악 1호분 벽화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무용총에 표현된 수박희의 모습>


<안악 3호분에 표현된 수박희의 모습>


하지만 백제금동대향로 뚜껑의 사람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거의 벌거벗은 모습과는 달리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고 있는 것을 확일할 수 있습니다.


긴꼬리동물

백제금동대향로의 몸체 4곳에서 긴꼬리 동물이 확인되는데, 모두 중간단(中間段)의 연꽃잎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긴꼬리 동물은 몸통에 비해 큰 얼굴, 몸에 비해 굵은 네 다리를 가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긴꼬리 동물은 유연한 몸동작이 특징적이며, 똬리를 틀 듯 둥글게 몸을 말아 놓은 것이 있는가 하면 자기 꼬리를 물려고 머리를 뒤쪽으로 돌린 것 등 다양한 몸동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짐승의 몸통과 꼬리가 긴 점으로 보아 수중생활을 주로 하면서 육지생활도 병행하는 짐승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날개 달린 짐승

<사슴의 형상을 띠고 있는 짐승>


날개 달린 사슴은 날개를 통하여 신산에 사는 상서로운 동물의 구성원임을 알리고 있으며, 현실을 초월한 상상의 동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백제본기」 온조왕 10년의 기록에서와 같이 백제 온조왕이 마한(馬韓)의 왕에게 신록(神鹿)을 보냈다는 것으로 보아 향로의 사슴은 ‘신록’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짐승은 네 다리와 양 어깨 뒤쪽의 날개, 엉덩이 쪽의 꼬리 날개를 지니고 있다>


이 짐승은 양 날개와 긴 꼬리, 두 다리, 앞으로 길게 돌출된 주둥이를 하고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 몸체 상단(上段)의 연꽃잎에서 확인되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뛰어가는 모습입니다. 주둥이의 모양으로 보아 물 위에서 생활하는 조류(鳥類)로 생각됩니다.


이 짐승은 양 어깨 뒤쪽의 날개, 엉덩이 쪽의 꼬리 날개와 두 다리가 확인됩니다. 백제금동대향로 몸체 상단(上段)의 연꽃잎에서 확인되며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뒤쪽의 두 다리만 확인되나 앞 다리가 몸에 가려진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날개 달린 짐승은 백제금동대향로 몸체의 상단(上段)과 중간단(中間段)에서 확인됩니다.

날개가 달린 네 발 달린 짐승으로는 고구려 벽화 고분인 덕흥리 벽화 고분이나 안악 1호분의 천마(天馬), 장천 1호분의 날개 달린 기린(麒麟)등이 있으나 이 짐승들은 백제금동대향로 몸체에 표현된 짐승들과는 형태상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악악 1호분의 천마>


<장천 1호분의 기린>


하지만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날개 달린 네 발 짐승의 의미는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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